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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엔 또, 비가 내린다.
처음 일본에서의 공부를 결정 했던게 언제였더라. 확실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막 제대했을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일본 교환학생 준비할거라고 떠벌리고 다녔으니까, 아마 그럴듯 싶다.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치루고, 기쁜 마음으로 합격 발표를 봤다. 조금은 서글픈 뒷모습으로 부모님을 배웅했고, 들뜬 두려움으로 비행기에 올라 맥주를 마시며 하늘을 보았다. 일본 땅을 밟은 후에도 실감이 나진 않았고, 솔직히 지금도 내가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다지 와닿지는 않는다. 그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일본말을 쓰고 있고, 조금은 다른 문화가 있고.. 그냥, 내가 혼자라는 사실이 그걸 가르쳐 줄 뿐이다.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많이 익숙해졌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여기 와보니 참 부러운게 많다. 일본 대학생들의 건방질 정도로 자유로운 태도부터 시작해서, 체육관의 멋쟁이들, 부유한 집안 환경의, 멋진 외모의, 뛰어난 두뇌의, 재능의 소지자들. 물론, 이런 생각은 비단 일본에서 생각된 건 아닐게다. 한국에 있을 때도 난 항상 열등감에서 헤어나오질 못했으니까. 하지만, 일본에 있는 지금이 더 와닿는 이유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벌써 과거형이 되버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걸까. 쓸데없는 고민에 시간을 낭비하는 이 괴팍한 버릇이 언제 고쳐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은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비처럼, 모든게 씻겨내려간다면 참 좋겠다. 언젠가 다시 떠오를 상념이라고 해도, 고민이라고 해도. 조금은, 쉴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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